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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 문법 해설
저   자 : 이영근 편저
정   가 : 20,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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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4년 3월
제   본 : 461쪽(Hardcover)
판   형 : 152 x 225(신국판)
ISBN : 89-8801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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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저자의 서문

“ 이 책을 펴내면서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니, 히브리어를 가르치기 위해 처음 강단에 선 때가 어느덧
10년 전이었음을 헤아리게 된다. 아울러, 그 동안 히브리어를 통해 만났던 많은 신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들 중에 과연 몇이나 지금까지 히브리어 성경을 펼치고 말씀을 묵상하며 설교를 준비할
까 생각하니, 지난 10년의 세월이 보람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과
번민이 지난 날들의 잔고가 되어, 내일의 계정으로 이월되어서는 주님께 신용을 잃게 되리라는
생각에 미치자, 착잡한 심정으로 견딜 수 없어 심판의 날 주님께 변명거리라도 남겨두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펴내게 되었음을 고백하면서, 차제에 감히 말하고자 하는 바, 이 땅의 신학도들은 히브리어
문법을 깨우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제 더 이상 교재를 탓할 수는 없으리라!

일반적으로 신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만나 보면, 그들 대부분은 원어(히브리어와 헬라어)만큼은
제대로 공부하여 성경을 원전으로 읽겠노라는 굳은 다짐이 마음에 서리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다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낙담으로 바뀌고, 결국은 원어(특히 히브리어)에 대해 “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그 시간과 노력을 다른 데 쏟는 것이 훨씬 유리한) 실용적이지 못한 어려운
언어”라는 부당한 평가를 내리면서 원전을 경원해 버리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다.

하지만 그들 마음 한 구석에는 야속한 아쉬움이 그대로 남아 있어, 성경 원어를 “쉽게 그리고 빠르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선생이나 교재를 보내달라는 호소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리고 이에 부응하여 많은 교재들과 교수 방법들이 개발되어 나왔지만 원어는 그들에게 여전히
무거운 멍에로 남아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그 호소에 응답할 수 있다거나, 그 어려운
사정을 돌봐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건데 이 책을 엮기 시작할 때의 의도는 사실상 그러한 것이었다.

부연하면, 데이빗슨(A. B. Davidson, 1831-1902)이 지은 “기초 히브리어 문법”(An Introductory Hebrew Grammar, 1891)을 좀더 간추려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히브리어를 공부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작업을 진행하면서 생략되고 간추려질 내용보다는 오히려 추가되어야 할 것이 훨씬 더 눈에 띄게 되었다.

더욱이 저간의 강의 경험을 돌아보건데, 원어를 쉽게 배우려는 자들에게 있어서는 어느 책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터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뜨거운 열정”(studia ad verbum Dei)을 갖고 성급함이 없이 꾸준히 히브리어 학습에 진력할 뿐만 아니라 평생에 걸쳐 원전을 읽고자 하는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의 편집 방향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이러한 방향 선회는 분명히 주님의 섭리에 의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하여 결국은 데이빗슨의 문법책의 기본 골격과 연습문제만을 살리고, 모든 문법적 내용은 완전히 새롭게 상세히 설명하였으며, 문장의 논리적 결함이 독자들의 이해에 장애를 초래하지 않도록 최선의 주의를 기울였다. 따라서 스스로 노력만 한다면, 이 책으로 히브리어 문법을 혼자서도 충분히 학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이 책에서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약동사(weak verb)의 굴절과 음성학적 법칙에 대한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히브리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지적하라면 약동사의 굴절을 말한다.

학생들에게 그 굴절은 너무 불규칙하게 깎아지른 거대한 암벽처럼 가로막혀 있다. 하지만 히브리어에는 불규칙한 굴절이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굴절의 각(角)은 약변화에서도 예외 없이 어떤 음성학적인 법칙에 의해 형성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약변화를 이해하지 못함은 강변화를 익히지 못한 때문이고 강변화를 익히지 못함은 음성학적인 법칙을 알지 못해서이다. 예를 들면, 수학이나 물리학의 공식을 외우려면 그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알아야 함과 같은 이치이다.

그렇지 않고 그 공식을 기계적으로 암기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문제를 풀 때는 아무런 효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신만고 끝에 나름대로의 요령으로 약동사의 굴절을 외었다고 해도, 히브리어 성경 본문을 읽어 나갈 때는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알 것이다. 패러다임에 등장하는 그대로의 형태로 실제 본문에 씌어진 경우가 과연 얼마나 있던가.

다시 강조하거니와 약동사를 포함한 히브리어의 굴절은 그 과정을 먼저 철저히 분석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해도 굴절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므로 각주의 설명과 “참조하라”는 부분을 건너뛰지 말고 반드시 찾아가서 읽기 바란다. 어차피 이 책의 독자들은 성경 원전을 평생에 걸쳐 읽으면서 야곱처럼 그것과 씨름해야 할 입장이다. 부디 조급한 마음으로 학습을 그르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이제 독자들이 이 책에 대해 제기할 수 있는 가장 궁금한 질문을 예상한다면, “우리가 이 책의 내용을 완전히 습득하고 나면 히브리어 성경을 얼마나 잘 읽을 수 있겠는가”일 것이다. 이에 대한 답으로 히브리어 문법의 성격을 언급하고자 한다. 라틴어와 헬라어 같은 고전어 문법이 그렇듯이, 히브리어 문법도 오래 전에 씌어진 글을 읽기 위한 것으로서, 우리는 그 글을 그대로 인정하고 나서 거기에 나타난 문법 현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따름이지, 우리가 어떤 규범적인 문법 체계에 맞추어 그 글에 문법적 정오(正誤)를 가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히브리어 문법은 “기술 문법”(descriptive grammar)이지, “규범 문법”(normative grammar)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의 히브리어 문법도 구약 원전(특히 마소라 텍스트)의 문법적 현상을 가능한 한 단순한 도형으로 스케치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설명된 법칙들에는 많은 예외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어떤 법칙은 예외의 비중이 너무 커서 법칙이라고 말하기가 무리인 듯싶은 것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예외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법칙을 세워야 하는 것은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먼저 대충의 윤곽을 스케치하고 그 위에 세밀한 선을 그려나가는 이치와 같다.

만약 그러한 예외적인 문법 현상까지 세밀히 열거한 포괄적인 문법책으로 처음부터 히브리어를 공부한다면, 건물의 기초 공사와 내부 장식을 같이 하는 것처럼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법을 지나치게 단순화시켜서도 안되는데, 그러한 문법적 틀을 갖고 본문에 들어가서는, 마치 성긴 그물에 물고기가 다 빠져나가듯이, 거의 모든 형태나 구문들을 파악하지 못하므로 크게 낙담하고 돌아서게 된다. 결론적으로 앞의 예상 질문에 답하건데, 이 책은 히브리어 성경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알아야 할 기본적인 문법을 “최대한도로” 수용하였음을 밝혀둔다.

그러므로 이 문법책을 충분히 학습하고 나서 본문에 들어가면 기쁨으로 말씀을 거둬올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망을 빠져나가는 예외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큰 물고기들이 낚인 마당에 여유를 갖고 그것들을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

히브리어 문법을 다루면서 일반적으로 봉착하는 문제들 중에 하나는 적절한 용어의 선택일 것이다. 이 책을 엮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말로 된 기존의 여러 문법책들을 두루 찾아보았으나 통일되지 않은 용어들이 많이 있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그 용어가 기원한 라틴어나 히브리어를 찾아서 직접 옮기거나, 또는 가능한 한 국문법에서 쓰여지는 용어들을 채택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 용어가 국어 문법과 히브리어 문법에서 갖는 의미가 상호 일치한다는 것은 아니다(이는 히브리어에서의 declension과 헬라어나 라틴어에서의 declension이 내용적으로 일치하지 않음에도 동일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맥락과 같다).

이러한 시도가 또 다른 용어의 혼란과 난립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바이다. 더불어 히브리어 문법을 설명하면서 우리말 문법도 많이 참조하였는데, 특히 다음의 두 책들이 매우 유용하였다: 서정수, 국어문법(서울: 뿌리깊은나무, 1994); 남기심, 고영근,
표준 국어문법론(서울: 탑출판사, 1994). 또한 외국에서 출판된 많은 히브리어 문법서들도 물론
참조하였는바, 그것들 중에 반드시 언급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크게 신세를 진 책들은 게제니우스-
카우취의 Gesenius Hebrew Grammar (Oxford: Clarendon, 1910)와 주옹-무라오카의 A Grammar of Biblical Hebrew(Rome: Pontifi- cal Biblical Institute, 1993)이다.

끝으로,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음을 밝혀둔다. 부산장로회신학대학교의 민경진 교수님과 서울장로회신학대학교의 하경택 교수님 그리고 신윤수 목사님은 이 책의 원고를 검토하고 강의와 학습 교재로서의 가치를 확인해 주었다. 또한 김성천 목사님은 어려운 교정 작업을 기꺼이 맡아 주었다(그의 투철한 책임감과 섬김의 모습을 보노라면 그를 통해 하나님께서 앞으로 어떠한 일을 행하실지 사뭇 기대가 된다).

만일 그의 형안의 빛을 용케 피해간 오자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나의 태만의 그늘에서 발견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절친한 친구인 서울라인의 이두경 사장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가 소유한 그리스도의 평강과 지혜를 구하는 대상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기를 기원한다. 2004년 겨울 방학 동안 하나님 말씀을 향한 뜨거운 열정으로 동토를 녹이고 말씀의 씨를 뿌렸던 비블리카 아카데미아의 4기 연구생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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